기획 노트

청주시 치매 인식 개선 교육용 온라인 방탈출 '아주 특별한 하루'

치매 인식 개선 교육 콘텐츠 '아주 특별한 하루' — 초등학생의 눈높이에서 시작한 기획의 기록.
청주시 서원구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로부터 교육키트 제작 의뢰가 들어왔을 때, 키이스케이프는 먼저 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.
"치매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"가 아니라, "치매를 어떻게 느끼게 할 것인가"였습니다.
대부분의 치매 교육 콘텐츠는 기억력 저하라는 증상에 집중합니다.
하지만 기획 단계에서 팀이 주목한 건 증상의 목록이 아니었습니다.
낯선 곳에 홀로 던져진 듯한 감각,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혼란,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.
치매 환자가 겪는 것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경험하는 것은 다릅니다.
키이스케이프가 선택한 건 후자였습니다.
공감의 구조를 설계하다
주인공 '최용자'는 순간이동 능력을 가진 캐릭터입니다.
정확히는, 순간이동을 당하는 캐릭터입니다.
특별한 친구 '모리' — 기억을 뜻하는 MEMORY에서 따온 이름 — 가 예고 없이 용자를 낯선 장소로 이동시킵니다.
체험자는 용자의 시선에서 게임을 진행하며, 치매 환자가 외출 중 느낄 법한 혼란과 불안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됩니다.

"치매 증상을 설명하는 게임이 아니라, 치매 환자의 감정 안으로 들어가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.
그래야 초등학생들이 할머니, 할아버지를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."
특히 시지각 관련 치매 증상 — 눈으로 들어온 2차원 정보를 3차원으로 변환하지 못하는 상태 — 을 게임 메커닉에 녹여낸 방식은, 설명 없이도 체험자가 '이런 느낌이구나'를 직접 감각하도록 설계됐습니다.
웹과 키트, 두 채널의 연결

콘텐츠는 웹 프로그램과 실물 키트를 함께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됐습니다.
키트 안에 담긴 QR코드로 웹에 접속하고, 화면에서 얻은 정보를 키트의 오브젝트와 대조하며 퀘스트를 해결하는 구조입니다.
온라인 방탈출의 몰입감과 오프라인 키트의 촉각적 경험을 결합한 이 방식은, 교실이나 가정에서도 쉽게 진행할 수 있다는 실용성을 확보하면서도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놓치지 않았습니다.
이 프로젝트가 남긴 것
'아주 특별한 하루'는 치매를 무겁게 설명하지 않습니다.
대신 용자와 모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, 어느 순간 "치매 환자의 하루가 이런 느낌이겠구나"라는 감각이 생깁니다.
그게 이 콘텐츠가 목표한 바입니다.
교육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면, 공감은 관계를 바꿉니다.
키이스케이프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, 방탈출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형식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.


